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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부모의 간절함을 알기에, 아이들을 위한 굿닥터 서정민 교수

안녕하세요. 삼성이야기 에디터, Sam입니다.

선천성 기형을 가진 아기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소아외과’

삼성서울병원의 소아외과 서정민 교수는 아기들을 위한
복강경 수술의 권위자입니다.

아기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를
삼성서울병원 블로그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http://ohhappysmc.com/201479993)


TV 밖으로 나온 ‘굿닥터’, 소아외과 서정민 교수

얼마 전, 한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했습니다. 자폐를 지니고 있지만, 천재적인 암기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 레지던트 1년 차의 성장을 다룬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환자를 위해 의술과 인술을 펼치는 ‘좋은’ 의사들의 이야기였는데요. 극 중 남자 주연배우의 실감 나는 연기도 화제였지만, 또 하나 우리에게 지극히 생소했던 이름 하나가 종영 후 확실하게 뇌리에 남게 되었으니, 바로 드라마의 배경이 된 ‘소아외과’였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서정민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서정민 교수에게 “교수님, 요즘 소아외과의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죠?”라고 묻자, 서정민 교수는 특유의 ‘사람 좋은’ 호탕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소아외과가 일반인에게 생소한 가장 큰 이유는 그 수가 국내에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삼성서울병원의 소아외과 전문의도 이석구 교수와 서정민 교수 둘 뿐이고, 전국의 소아외과 전문의를 모두 합쳐도 양손에 꼽힐 정도입니다. 의학계에서 ‘외과’가 차지하는 상징적인 의미와 오랜 역사를 고려해볼 때 소아외과의 낯섦이 태동기이기 때문이라고만 말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소아외과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안고 소아외과 서정민 교수와 인터뷰 약속을 했습니다.

점점 증가하고 있는 신생아의 선천성 소화기질환
무항문증, 식도폐쇄, 소장폐쇄, 허쉬스프룽씨병, 미숙아 괴사성 장염, 미숙아 탈장 수술을 선도하다

서정민 교수는 바빴습니다. 세상에 바쁘지 않은 의사는 없다지만 서정민 교수는 병원 복도, 심지어는 그의 연구실에서조차 쉽사리 만나지지 않았습니다. 서정민 교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언제나 수술장, 아니면 신생아중환자실 뿐이었습니다. 병원 안에서 만나는 것보다 삼성서울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을 특집으로 방송해주는 TV에서 보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울 정도였습니다. 수술장까지 이동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아기들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바로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위급함과 긴박함 속에서 서정민 교수의 손에는 소독약 마를 새도 없고, 라테스 수술 장갑 벗을 날도 없었습니다.

복강경 수술 서정민 교수
그를 만난 것은 다음 수술까지 30분 남짓 남은 시간이었습니다. 반갑게 맞아주는 서정민 교수는 거두절미하고 소아외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신체 활동의 기본이자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우리 몸의 장기. 대부분의 사람은 장기에 기능적으로 이상이 생기기 전까지는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 장기인데요. 막 태어난 아기가, 혹은 앞으로 태어난 아기가 선천적으로 장기에 기능적 이상을 가지고 태어난다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슬플까요.

이런 선천성 기형을 가진 아기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과가 바로 소아외과입니다. 소아외과는 의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유아의 장기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외과에서 독립된 새로운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아외과에서 서정민 교수는 신생아들의 선천성 소화기 질환과 대장 항문기형/탈장/무항문증, 식도폐쇄, 허쉬스프룽씨병, 미숙아 괴사성 장염, 미숙아 탈장 수술 등을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선천성 소화기 질환 관련 수술
선천성 소화기 질환과 관련해 연평균 50~60건 정도의 신생아 수술을 하고 있어요. 항문 없이 태어나는 신생아들의 쇄항수술 건수가 가장 많지만, 이 외에도 선천성 식도, 십이지장, 소장 폐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숙아의 괴사성 장염에 의한 천공으로 응급수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장 폐쇄의 경우, 대개 임신 후반부에 진단되는데, 2,7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폐쇄된 소장 위치가 근위부일수록 양수과다증이 심하고 빨리 나타나게 되는데요. 산전 초음파로도 알 수는 있지만,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출생 후에 검사합니다. 수술은 소장폐쇄 부분을 찾은 후에, 배꼽 부위를 절개해 들어가 소장 문합을 시행합니다.

소장 폐쇄 중에서 비교적 흔한 십이지장 폐쇄는 임신 중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태아 초음파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데요. 이때 십이지장 폐쇄로 진단되면 소아외과 전문의와 협진을 해 출산과 출산 후 수술 계획을 세우게 되고, 출산 후 2, 3일 이내에 복강경을 사용해 문합 수술을 시행합니다.

직장 항문 폐쇄증은 대장의 끝 부분인 직장이나 대변의 출구인 항문이 막히는 기형입니다. 출산 후에 우선 인공항문인 장루를 만들어 배변하게 해 준 다음, 보통 2~4개월 후 항문을 만들어주는 수술을 합니다. 서정민 교수는 여자아이인 경우 대부분 출생 후 바로 항문 성형술을 하고 있고, 남자아이 중 고위기형인 경우 출생 직후 인공항문루를 시행하고 두 달 후에 복강경을 이용하여 항문을 만들어 줍니다.

신생아들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 시작한 복강경 수술,
대가의 자리에 이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기 엄마들의 믿음

서정민 교수의 치료가 더욱 특별한 것은 여러 선천성 기형 치료를 배를 가르는 개복 수술이 아니라, 복강경 수술로 한다는 것입니다. 서 교수는 2003년부터 복강경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장이식 수술에 관심을 두고 있는 서정민 교수
배를 가르는 개복 수술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과 자신감이 붙을 무렵에 복강경 수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갓 태어난 신생아를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작고, 여리고, 민감해요. 어른들의 복강경 수술과는 분명 다르죠. 그렇지만 상처도 적고 빨리 회복되는 복강경 수술의 장점을 생각해보면 복강경 수술을 미루고 싶지 않았습니다. 특히 살 날이 많은 이 아기들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술이라면, 당연히 도전해야죠

이미 개복 수술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자신감이 있었던 서정민 교수는 복강경 수술에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곧 실천에 옮겼습니다. 국외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복강경 수술법을 배우고, 그 수술법을 동물 실험으로 연습하길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걸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해 복강경 수술을 배우러 미국 앨리버마에 갔습니다. 그곳에 미국 소아외과 회장님이 계셨는데, 90년도 말부터 복강경 수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집도해오신 분이세요. 그분께 복강경 수술을 배워와서 저도 복강경 수술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당시 생소한 복강경 수술을 권했을 때 흔쾌히 동의해주고 절 믿어준 환아 엄마들이 참 고맙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지금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의 복강경 수술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됐으니까요
 
서정민 교수의 복강경 수술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배꼽을 통해 수술한다는 점인데요. 이미 뚫려있는 배꼽을 통해 수술하니 흉터가 전혀 남지 않습니다. 물론 통증도 적고 회복도 빠릅니다. 신생아들의 경우 어른과 다르게 배꼽이 많이 늘어나는 점도 서정민 교수가 배꼽을 통한 복강경 수술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요즘 서정민 교수가 특히 관심을 두는 건 장이식 수술입니다. 최근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미숙아의 생존율이 높아졌고, 그래서 미숙아들에게서 생길 수 있는 괴사성 장염 또한 늘고 있는데요. 괴사한 장을 잘라내면 장이 짧아져 이때 장을 기능적으로 늘리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삼성서울병원 서정민 교수
장이 짧은 아기들은 음식을 먹어도 흡수가 조금밖에 안 됩니다. 이때 장을 늘리는 수술을 해서 흡수율을 높여 줍니다. 그 후, 아이가 초등학교에 갈 정도로 성장하면 장 이식을 해 줘야 하는데요. 장이식은 다양한 선천성 소화기 기형에서 시행하는 수술입니다. 그리고 장 이식을 하기 전에 장을 늘리는 수술을 하거나, 장 기능이 완전하지 못할 때는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펌프를 몸에 연결해서 관리도 해줘야 합니다. 이런 경우, 영양 펌프를 달고 사는 아이도, 보호자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영양 펌프가 고가라서 경제적으로도 고충이 있고, 아이도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을 하는데 몸도 힘들고 정서적으로도 힘들어하죠. 그 힘든 과정을 소아외과 의사가 함께하는 겁니다.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하는 동안 면밀하고 세심한 치료와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이 세상을 잘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선천성 기형 아기들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평생 함께하며 치료해주고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그 책임감과 사명감은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를 넘어 무릇 부모의 마음과도 같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부모들은 서정민 교수에게서 아기의 삶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보는 것입니다.

아기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갈 때가 가장 행복해,
부모의 간절함이 있는 한, 아기들 살리는 손의 물집은 아물지 않는다

실제로 수술을 받는 아기들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거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그런 자신의 혈육을 바라보는 엄마들의 마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기형의 원인이 본인 때문일 것이라는 죄책감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수많은 선천성 기형 환아들을 수술해 온 서 교수의 마음에도 기억에 남는 환자와 보호자가 있습니다.

환아가 그린 서정민 교수
선천성 구상적 혈구증인 환자였어요. 환아 엄마가 예전에 비장을 뚫는 수술을 했는데 그 흉터가 아주 컸던 거에요. 자신에겐 일생의 콤플렉스였던 거죠. 그래서 이 엄마가 자기 딸도 같은 증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선뜻 수술 결정을 못 하는 겁니다. 아기가 어릴 때 수술을 해야 하는데도요. 대부분의 선천성 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기들 엄마는 아기의 상처를 보고 죄책감을 심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아이들 상처는 엄마 영혼의 상처라고 얘기해요. 그 상처를 볼 때마다 엄마 마음이 너무 아프니까요. 그래서 그 엄마가 수술 결정을 하지 못할 때 제가 복강경 수술을 권유했죠. 물론 상처 없이 수술해 줬고요. 지금은 흉터 하나 없이 건강하게 크고 있어요. 엄마는 물론이고 저도 참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서정민 교수는 선천성 소화기 기형으로 태어난 아기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갈 때, 그리고 아픈 아이가 소아외과 병동에서 지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자체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는 순수함과 한결같음은 베테랑 의사일수록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서 교수의 보람과 기쁨 가득한 표정을 한 주요 언론사의 지면을 통해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미얀마 소년 떼 빠잉과 서정민 교수를 포함한 대학 동창들
태어날 때부터 항문 없이 태어나 배변 주머니를 차고 살아온 10살짜리 미얀마 소년 떼 빠잉에게 서정민 교수를 포함해 대학 동창과 고교 동창 셋이 모여 수술비·치료비·체류비 등을 후원하며 인공항문을 만들어줬다는 훈훈한 소식이었습니다. 초록동색이라고 했던가요. 이 고사성어에 담기에는 세 친구가 한 생명에 보여준 뜨거운 애정과 삶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는 차고 넘쳤습니다. 그것은 꼭 표현하지 않아도 사진 속에서 떼 빠잉과 함께 환하게 웃는 서정민 교수와 친구들의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의 손을 바라보았습니다. 여전히 물집으로 가득 찬, 일전에 삼성서울병원 페이스북에 올라 화제가 되었던 그의 손.

삼성서울병원 서정민 교수 손
당시 물집으로 다 터진 그의 손을 보며 물었습니다.
아니 교수님, 라텍스 알레르기 때문에 수술하실 때마다 손이 이렇게 되신다면서,
어떻게 30년 넘게 수술을 해오셨어요?

그러나 그는 한 마디로 일축했습니다.
아기들 살려야 하니까요.
아기 엄마, 아빠의 간절함이 있으니까요

우문현답(愚問賢答)이었습니다. 인터뷰 동안 한순간도 사람 좋은 미소를 잃지 않고 재미있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편안함과 기분 좋은 느낌을 전해준 서정민 교수. 그런 서 교수의 모습에서 아픈 몸을 치료하는 의사의 소임뿐 아니라, 아프다는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신생아의 아픔과 부모의 힘든 마음마저 어루만져주는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30여 년 전, 아기들을 위해 아직 다져지지 않은 개척과 선구의 길로 들어선 서정민 교수의 신념이, 그리고 10여 년 전, 소아외과에서 과감히 복강경 수술에 도전했던 서 교수의 열정이, 이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아기들의 아픈 몸과 마음까지 보듬어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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