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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과 김동리를 만나는 경주 문학관 여행

안녕하세요. 삼성이야기 에디터, Sam입니다.

경주에 가면 우리나라 두 거장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박목월 문학관과 김동리 문학관이죠.
 
김동리의 ‘무녀도’와 박목월의 시 ‘아침에 눈을 뜨면’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꼭 들러야 할 그 곳!
 
두 분의 문학과 삶을 엿볼 수 있는 경주 문학관으로
삼성그룹 대학생기자단과 함께 가 볼까요?


박목월과 김동리를 만나는 경주 문학관 여행

수학여행. 학창시절에 한 번쯤 경험해 보셨죠? 수학여행을 되돌아보면 친구들과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다 조교에게 단체 기합을 받은 경험, 강당에 모여 가방 검사를 받은 기억 등이 떠오르는데요, 여행지의 느낌이 어떠했고, 그곳에 있는 유적지가 어떤 이야기를 가졌는지 그런 것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홀로 여행의 목적지는 수학 여행지로 유명한 경주였습니다. 경주의 향을 찾아서 KTX에 올랐습니다.


기차에서 약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신경주역에 도착했습니다. 신경주역의 지붕은 한옥의 기와지붕을 닮았는데 실제 기와보다는 딱딱한 느낌이었지만, 은은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형태는 기와를 떠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경주의 첫 느낌은 섬세했어요.

경주

경주의 향을 느끼기 위해 이동 중에 바깥 풍경을 살폈습니다. 경주에서는 ‘천 년을 흐르는 신라의 푸른 숨결’이라는 문장에 걸맞게 기와를 포함한 전통 문양을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 공사를 하는 건물부터 버스정류장, 화장실까지 모두 옛 형태를 따르고 있었고, 전통과 현대가 아우러져 있었습니다.

경주

신경주역에서 버스를 타고 약 40분가량 달리면 불국사 입구에 도착, 그곳에서 약 10분간 도보로 이동하면 동리ㆍ목월 문학관이 나옵니다. 동리ㆍ목월 문학관은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박목월의 삶이 있는 곳인데요, 한 공간에 두 작가의 문학관이 함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문학 동반자 김동리와
▲ 맨 윗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김동리 / 가운데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박목월
김동리와 박목월은 문학 동반자였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1934년 겨울방학, 경주에서였어요. 1935년 1월 김동리의 소설 <화랑의 후예>가 조선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이듬해 그의 소설 <산화>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습니다. 두 번이나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동리의 존재는 박목월에게 자극을 줬고, 이들은 곧 가까워졌습니다.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 주는 상대역이 되었고, 문학적 성장의 촉발자 구실도 했죠. 그러한 인연으로 두 문학관이 함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 김동리 문학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 김동리 문학관

김동리는 해방 이후 한국의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거목으로 경주 출신입니다. 그는 작품을 통해 한국 고유의 토속성과 외래사상과의 대립에서 나오는 인간성의 문제를 그렸으며 6ㆍ25 전쟁 이후에는 더욱 구체적으로 인간과 사상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화랑의 후예>, <무녀도>, <역마>, <황토기>, <등신불> 등이 있습니다.

김동리의 생전 유품과 작가에 관한 기사, 작품 활동이 담겨 있는 기록지
▲ 김동리의 생전 유품과 작가에 관한 기사, 작품 활동이 담겨 있는 기록지
김동리는 작품 안에서 토속성을 중시했습니다. 경주의 지역적 특성이 그의 작품세계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리의 어린 시절, 경주는 신라 고도의 옛 분위기가 훼손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는데요, 토속적이고 무속적이었던 경주의 분위기는 어린 김동리의 정서에 영향을 끼쳤고, 스스로 사색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그의 작품 속에 ‘신라의 혼’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김동리의 작품에는 경주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답니다. 그의 작품 중 <무녀도>는 일명 무당촌이라 불리던 성건동 일대와 그 주변의 서천과 북천이 합쳐지는 지점에 있는 예기소가 배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예기소는 경주시 현곡면 금장리 동국대학교 경주 캠퍼스 앞을 흐르는 형산강 상류에 있습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기림사는 1930년대 경주 인근에서 가장 큰 사찰이었고 불국사는 기림사의 말사(본사(本寺)의 관리를 받는 작은 절)였는데요, 이처럼 김동리의 작품은 실제 존재하는 지명과 작가의 상상력이 한데 어우러져, 구체적인 장소를 제시합니다.

당시 모습처럼 재현해 놓은 김동리의 서재,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서재가 인상적
▲ 당시 모습처럼 재현해 놓은 김동리의 서재,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서재가 인상적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 청록파 시인 – 박목월 문학관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 청록파 시인 - 박목월 문학관박목월은 국민시인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시는 우리 삶에 굉장히 가깝고 친숙합니다. 박목월은 자연과 교감하며 향토적인 정서를 시로써 표현했고, 시의 운율도 우리의 전통적 율조를 이용하여 본인만의 시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청록파의 한 사람으로 꾸준한 활동을 했는데요, 청록파는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연을 바탕으로 인간의 염원과 가치를 성취하기 위한 공통된 주제로 시를 써온 세 사람이 <청록집>을 함께 발간하면서 청록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민요의 가락을 살린 그의 동시와 향토적 서정시 <송아지>, <뻐꾸기>, <흰 구름>, <청노루>, <윤사월>, <나그네>, <그리움> 등은 현재까지 모든 국민이 즐겨 읽는 시로 알려졌습니다.


박목월의 자필 이력서, 서적, 창간한 잡지 등 박목월에 관련된 모든 자료
▲ 박목월의 자필 이력서, 서적, 창간한 잡지 등 박목월에 관련된 모든 자료
박목월의 작품 중 경주를 시로 형상화한 시는 초기에 나타납니다. 그의 초기 시가 자연과 향토적 정서를 특색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작품에 나타난 향토적 정서는 고향 경주의 문화재와 자연환경을 통해 형상화되었습니다. 박목월은 산문 <나와 청록집 시절>에서 당시의 심정을 회상했습니다.

나는 늘 혼자였다. 사무가 끝나면 거리로 나왔다. 거리랬자 5분만 거닐면 거닐 곳이 없었다. 반월성으로, 오릉으로, 남산으로, 분황사로 돌아다녔다. 실로 내가 벗할 것이란 황폐한 고도의 산천과 하늘뿐이었다.

불국사_박목월

흰 달빛
紫霞門(자하문)

달안개
물소리

大雄殿(대웅전)
큰 보살

바람 소리
솔 소리

泛影樓(범영루)
뜬 그림자

박목월 생전 서재, 김동리 작가의 서재보다는 다소 소박하지만 여유있는 모습
▲ 박목월 생전 서재, 김동리 작가의 서재보다는 다소 소박하지만 여유있는 모습
박목월은 동시 창작도 활발히 했습니다.

송아지 송아지/얼룩 송아지/엄마 소도 얼룩 소/엄마 닮았네//(중략)

위는 대부분 사람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동요입니다. 이 가사도 박목월이 지은 동시 <얼룩 송아지>랍니다. 그는 해방 후 아동 문단 형성에 힘을 쏟았고, 생기 있는 동시를 꾸준히 발표했습니다.

왼) 김동리 문학관 / 오) 박목월 문학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문학관
▲ 왼) 김동리 문학관 / 오) 박목월 문학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문학관
동리ㆍ목월 문학관은 전반적으로 깔끔했습니다. 각각의 문학관에는 작가의 삶을 시작하여 작품의 구체적인 정보까지 많은 내용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눈내리는 불국사 가는 길

동리ㆍ목월 문학관 관람을 마치고 불국사로 가는 길에 눈이 왔습니다. 눈이 잘 오지 않는 경주에서 내리는 눈은 새삼 반갑기까지 했어요. 좁은 계단 길 양옆에, 높이 솟은 나무 사이로 오는 눈은 참 따뜻했습니다. 눈이 오는 불국사는 어떨지 기대하며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눈내리는 불국사

살포시 내려오는 눈 사이로 보이는 불국사는 학창시절 보았던 곳과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유적지, 관광지로만 생각했던 지루한 불국사는 언제든 찾아오면 팔을 벌리고 반겨 주는 듯 포근했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박목월의 <불국사>에 나오는 대웅전이나 범영루보다 바람 소리와 솔 소리에 집중하여 불국사를 거닐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과 신선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으로 색이 바랬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이 있는 단청
▲ 오랜 시간으로 색이 바랬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이 있는 단청

많은 이들의 소원이 담긴 돌탑
▲ 많은 이들의 소원이 담긴 돌탑
바람 소리와 솔 소리에 귀 기울이며 홀로 불국사를 걸으니 고등학교 수학여행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장소가 어디든지 간에 그저 친구들과 시끄럽게 떠들며 돌아다니는 게 좋았었죠. 그때의 나와 홀로 다시 이곳을 찾은 내가 많이 다르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습니다.

이전에 왔던 여행지를 다시 찾는 느낌은 색다릅니다. 특히 타의가 아닌 자의로 출발하고, ‘고전’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떠나면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고전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지금 당장 책을 덮고 밖으로 나서보세요. 직접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고 경험해보면 어느 순간 고전은 나의 옆으로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글 삼성그룹 대학생기자단 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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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선

    경주 살면서도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담주엔 다녀와야겠어요. ^^

    • http://blog.samsung.com 삼성이야기

      요즘 나들이 하기 좋은 날씨니 주말에 시간 내서 꼭 한번 들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