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지는 연말, 차분하게 힐링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서쪽으로는 태백산맥이 절경을 이루고,
동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는 강원도 양양 어떠세요?
삼성앤유가 소개한 양양을 만끽할 수 있는 베스트 관람 포인트
Sam과 함께 만나볼까요~
※ 아래 글은 삼성앤유에 소개된 컨텐츠를 블로그용으로 수정한 글입니다.
강은교 시인과 시처럼 아름다운 양양을 거닐다
글 강은교(시인)
사진 박민경 그림 하주연
사진 박민경 그림 하주연
강원도 양양은 산수가 빼어나다. 서쪽으로는 태백산맥이 굳건하게 서 있고 동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장쾌한 풍광을 자랑한다. 어슴푸레한 하늘에서 빼꼼히 고개를 쳐드는 태양을 보면 숙연한 감동마저 찾아든다. 강은교 시인과 양양으로 떠나 자연 속에서 쉼을 얻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마주치는 양양의 모습은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웠다.
양양은 내 꿈의 장소다. 거기 바닷가에서 나는 최초이자 마지막인 연애를 했다. 그때의 바람 소리는 그 어느 소리보다 따뜻했으며, 은빛 모래 사이로 달려오던 햇빛은 다정했다. 그날 아침을 나는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곳을 떠나던 날, 푸른색, 자주색, 분홍색, 주홍색으로 변하던 새벽하늘의 눈부신 변신을. 아직 나는 그런 하늘을 만나지 못했다. ‘다정한 것들은 흐르는 소리를 낸다’고 그때를 생각하며 나는 중얼거린다. 흐르는 소리를 내며 하늘의 변신은 달려갔으며 거기서, 내 삶도 흐르기 시작했으니까.
동해는 언제나처럼 출렁이고 있었다. 동해는 늘 차가웠다. 범접하지 못하게 하려는 듯. 파도 떼는 끝 모를 초원을 달리는 말처럼 뛰었다. 동해 바닷가가 고향인 내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생선은 이북 생선이지. 가자미가 얼마나 맛있는지, 또 물은 얼마나 맑았는지…. 해변과 멀지 않은 곳에 섬이 있었는데, 그 섬으로 나와 동무들은 조개를 캐러 가곤 했지…. 여기 모래와 거기 모래는 비교가 되지 않아. 정말 순결한 은빛이었지.” 그렇게 말하면서 어머니는 눈시울을 훔치시곤 하셨다.
왜냐하면 거기 어머니의 고향에 당신의 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그때 경성에서 활동하시던 아버지를 만나러 백일 된 나를 업고 큰딸은 두고 집을 몰래 빠져나와 임진강을 건너셨다. 임진강을 건너면서는 내가 울기라도 할까 봐 노심초사했으며 여차하면 내 입을 틀어막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삼팔선이 생기는 바람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셨다. “통일 되면 쌀가마 이고 고향 가자”고 달이 휘영청 뜬 밤이면 눈시울을 훔치시면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곤 하셨다.
늦가을 송천 떡마을 입구. 알록달록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딱 하나 걸린 까치밥이 정겹다.
남애항은 아마 어머니 고향의 바닷가가 저랬으려니 싶었다. 갓 잡은 생선들이 펄떡펄떡 뛰었다. 어떤 생선은 어부에게 마구 매를 맞고 있었다. 그 녀석은 매를 맞을수록 더 펄떡거렸다. 아낙들은 한 군데 엎드려서 오징어 껍질을 훑어내고 있었다. 항구는 삶의 기(氣)를 펄떡거리는 물고기의 살을 통해 보여준다. 항구는 물고기다. 은빛 에너지가 흐르는 생명이다. 거기서는 물도 펄떡거리며 달려든다. 그 물은 바로 어머니의 살이다. 어머니의 그 질긴 삶이다.
장화를 신고 돌아다니는 사내들. 그들이 뿜는 세상의 힘들. 은빛 지느러미처럼 번득거리는 그들의 장화엔 동해가 묻어 출렁인다. 갈매기 떼도 때를 만났다. 부지런히 하늘과 땅을 오간다. 그들의 날개에는 힘이 묻어 있다. 그들의 날개에선 땀이 흐른다.
양양의 등대는 쌍으로 서 있다. 연인들처럼 등대 두 개는 서로 마주 보고 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거역할 수 없는 거리(距離)가 있다. 그 거리를 그들의 사랑은 보여준다. 그렇다. 사랑은 거리다. 너무 가까워도 안 되며, 그러나 또 너무 멀어도 안 되는. 너무 가까우면 아마 사랑은 사랑의 그림자가 될 수 없으리라. 사랑이 사랑의 그림자가 될 수 있을 때 사랑은 완성될 수 있으리라.
떡마을 입구에는 나무 네 그루가 서 있다. 그것들은 서로의 그림자를 재고 있다. 묘하게 거리를 두고 서 있는 나무 네 그루. 나무의 고독, 그러나 나무는 자신의 고독을 말하지 않는다. 떡마을 사람들은 새벽 2시에 모여 떡을 만든다고 한다. 아름다운 힘의 삶들이 거기 있다. 그러나 그 힘의 삶이 모여 있는 고독을 떡은 알까. 자신들이 그 고독으로부터 빚어졌음을. 자신들의 달콤함이 그 고독의 내부임을.
일출이다. 일출은 수평선으로부터 달려온다. 돌섬 위에 서 있는 소나무에 그 붉은 살 자락 사뿐 올라앉는 일출. 그렇다. 생명은 아무도 몰래 떨린다. 떨리면서 또 생명을 낳는다. 일출의 곁에 일몰은 있다. 그것들은 삶의 양 귀를 들고 있는 손들이다. 우리는 삶의 양 귀를 이 아침에 모셔 들고 있다.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 ‘우리가 물이 되어’
1968년 월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한국문학작가상(1975), 현대문학상(1992) 등을 수상했으며, 시선집 <풀잎>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시집 <허무집>, <초록 거미의 사랑> 등을 통해 ‘생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노래하는 우리 시대의 대표 시인이다.
강원도 중앙에 위치한 양양은 험준한 산악 지형과 바다를 품은 곳으로 산수의 기세가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산과 바다, 하천이 어우러진 자연이 빚은 절경을 보다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특히 해돋이로 유명한 낙산사 의상대, 하조대, 남애항에 가보면 양양이 왜 해오름의 고장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양양을 만끽할 수 있는 관람 포인트 아홉 가지를 소개한다.
※ 양양 가는 법 : 서울에서 양양까지는 자동차나 버스로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해 동홍천IC로 나오면 양양에 도착한다. 특히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 바다와 양양의 명소를 만난다. 양양 시내 교통 정보는 양양군청 홈페이지(www.yangyang.go.kr)를 참고할 것. 문의 양양종합관광안내소(033-670-23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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