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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앤유] 랩하는 교수님의 경제 에세이  맏아들에게 보내는 박수

안녕하세요. 삼성이야기 에디터, Sam입니다.

미국의 록펠러와 카네기, 밴더빌트가 그 당시 선두 주자였던
영국 기업을 제치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랩 하는 교수님의 경제 에세이에서 그 답을 찾아보세요!

※ 아래 글은 삼성앤유에 소개된 콘텐츠를 블로그용으로 수정한 글입니다.


맏아들에게 보내는 박수

김정호(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그림 이우식

기업이 성공해서 규모가 커지면 세상은 의심과 증오와 질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한다. 제도 역시 성공한 대기업에게는 불이익을 가하기 시작한다. 대기업이 사회와 나눠온 성공의 과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맏아들’은 올해 초, <가난한 집 맏아들>이란 책이 ‘대기업’을 빗댄 것이다. 가난했던 나라에서 정부가 보호해주고 돈도 대서 키워주었으니 이제 그 빚을 갚으라는 것이다. 그의 말은 옳다. 대기업 중 상당수가 해방 직후 일본인이 남기고 간 귀속 재산을 헐값에 불하받아 큰 덕을 봤다. 또 은행 대부분이 정부 통제를 받던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저금리로 은행 돈을 빌려서 투자했고, 정부 보증의 외국 차관으로 장사해서 돈을 벌었다. 그 때문에 손해를 봤을 국민에게 ‘빚’을 갚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는 이 책의 주장에 동의한다.

맏아들이 빚을 갚는 방법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성공한 대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사회와 성공의 과실을 나눠왔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통로가 일자리다. 30대 그룹의 임직원 수는 106만 명에 이른다(2010년 기준).
그리고 그 일자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들이다. 근로자 한 명이 3인 가족을
이룬다고 생각하면, 국민 318만 명이 대기업의 성공에 따른 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협력 업체 종사자도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 속한다.
그리고 그들은 중소기업 중에는 괜찮은 처지에 놓여 있음이 분명하다. 세금도 빼놓을 수 없다. 법인 세수 총액의 78%는 상위 1%의 법인이
내고 있다(2010년 기준). 1% 기업이 전부 대기업 집단이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은 그럴 것이다. ‘그런 것은 법적 책임에 국한된 것이 아니냐,
법적 책임을 넘은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올지도 모른다. 사실 법적
책임은 기업이 사회와 성공의 과실을 나누는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통로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도 성공의 과실은 나뉜다. 장애인이나 처지가 어려운 가정을 돕는 일에서도 성공한 대기업은 어떤 개인이나 조직보다 더 많이 실천해왔으며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맏아들의 역할과 정부의 역할


그럼에도 여전히 국민이 성공한 맏아들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것은 5천만 국민 중에 아직도 성공의 온기를 나눠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성공한 맏아들이라도 5천만 국민 모두를 책임질 수는 없다. 30대 그룹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무리 넓게 잡아도 1천만 명 이상에게 성공의 온기를 나눠줄 방법은 없다. 솔직히 온 국민을 챙겨야 할 책임은 국가 또는 정부에 있다. 그들을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세금을 내는 일이다. 그 돈을 효과적으로 써서 가난한 사람을 구제할 책임은 정부와 정치인의 몫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성공한 대기업에게는 칭찬을 해줘야 한다. 칭찬은 커녕 손가락질만 받다 보니, 이젠 기업이 아예 크고 싶어 하지 않는 병까지 생겼다.

피터팬의 나라

동화 속의 피터팬처럼 성장이 멈추는 증상을 피터팬 증후군이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그 병을 앓고 있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만 명당 대기업(종업원 500인 이상 기준) 수는 0.07개 인데, 일본은 우리의 2배인 0.14개, 독일은 0.21개로, 우리의 3배나 된다. 반면 중소기업 수는 그 나라보다 훨씬 많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문턱을 넘고 싶지 않은 것이 큰 이유 중 하나다. IBK 경제연구소가 중소기업 졸업 단계에 있는 우량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응답 기업인의 55%가 사업 축소나 외형 확대 포기 등의 방법으로 중소기업
범주에 남겠다고 했다.


기업가의 성장 욕구가 국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영국과 미국의 경제사를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20세기 초까지 영국 경제는 세계 최강이었다. 18세기 말 증기 기관의 발명 이후 우후죽순으로 기업이 등장했으며, 그들 덕분에 영국은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영국 기업가에게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종업원이 300~400명에 이르면 기업을 더 이상 키우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부터는 전형적 영국 신사로의 변신을 즐겼다고 한다. 대저택을 마련한 후 문인, 예술가들과 어울려 시와 예술을 논했다.
돈 벌면 양반 족보를 사서 벼슬길에 오르던 조선의 상인들과 비슷한 모습이다. 


미국은 달랐다. 기업을 수천, 수만 명 규모로 키운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없었다. 록펠러의 정유 기업, 카네기의 철강 기업, 밴더빌트의 철도 기업이 선두 주자인 영국 기업을 제치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그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그것이 후발 주자인 미국의 경제를 세계 최강으로 만들었다.

성공한 맏아들이 더 많이 나오게 하자

제법 성공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중국과 일본의 틈에서 제 목소리 내고 살려면 지금보다 강한 경제를 꾸려야 한다. 그러려면 대기업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이 지금의 두세 배는 더 필요하다. 그것이 제대로 된 경제의 표준이기도 하지만, 그래야 우리가 겪는 청년 실업 문제, 복지 재원 부족 문제 같은 것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자면 지금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처럼 성장하고 싶어야 한다. 대기업으로 크는 데 성공한 기업에게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세계 어디보다 성공한 맏아들이 많은 대한민국을 그려본다.



jung

김정호 경제학 및 법학박사. 자유기업원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최고령 래퍼이며, 강의와 랩의 결합을 시도해서 ‘랩 하는 교수님’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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